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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성폐렴

박지니 2023. 3. 28. 06:58

어제 분명 12시반쯤에 진료를 받았다. 둘째 아이가 심한 것이냐 물었을 때 아니다 라고 의사선생님이 그랬다. 이분은 아이들 어릴적부터 봐줬던 분이다. 이분 말을 신뢰해서 그동안 아픈 기간이 길었어도 다녔는데 아이가 낮잠을 자고 일어나 열이 오르기 시작했다. 해열제를 못 먹는 아이라 겨우 달래서 먹였는데 다 토해낸다. 또 해열제를 먹였는데 또 다 토해낸다. 그래서 고민하다가 아이에게 코로나 아니면 폐렴 일수도 있어 어떻게 큰 병원 갈래? 라고 물으니 큰병원에 간다고 한다. (지난번 건전지 먹었을 때 세브란스 병원에 입원을 한 적이 있어서) 대학병원에 가고 싶지만 이미 고열이 난 상태이기에 검사 및 결과도 오래 걸리고 해서 가까운 곳에 아동병원으로 가기로 했다. 그런데 이미 시간은 오후 6시. 진료가 7시까지인데...우선 첫째와 막내는 진료를 받았고 컨디션이 나쁘지 않아 보였다. 그래서 급한 둘째만 데리고 병원으로 올라갔다. 진료 막판이었는데도 사람이 많아서 대기 16번이었다.
대기 중에 물을 계속 찾길래 없다고 조금만 참자고 했는데 도저히 못 참는다고 한다. 그래서 옆 약국에 가서 물을 먹이려고 하는데 그 사이 약국에서 또한 구토를 한다. 마스크를 쓴채로 토를 해서 옷으로 흘러 내리고 약국 바닥은 엉망이 되었다.
그만 토하라고 했지만 이미 쏟아져 나오는 구토를 무슨 수로 막을 수 있을까...내가 말하고도 참 어이가 없었지만 내가 할 수 있는 말이 그것 밖에 떠오르지 않았다. 집도 아니고 내가 간 병원도 아니고 심지어 이 병원과 약국은 처음 간 곳이었다.
다행이 휴지도 있었고 약사와 일하시는 분은 사람들로 바빠서 우리를 보지 못한 것인지 아니면 못 본채 해주는 것인지 아무 말하지 않았다. 그곳을 휴지로 깨끗이 치우고 새로운 마스크를 사서 아이에게 씌우고 나와 병원으로 다시 들어갔다.
원래 고열이 나면 진료를 해주지 않는데 아이 상태가 심각하니 진료를 해준다. 코로나 독감 검사부터 진행 되었는데 울고 불고...긴 막대기가 코속 깊숙이를 찌르니 고역인지 몸부림을 친다. 예상은 했는데 다행이 금방 끝나는 것이라 잠깐 쎄게 울고 그쳤다. 이후 X레이 촬영도 했다. 결과를 보니 폐 한쪽이 염증으로 차있다. 나 분명 낮 시간에 병원 진료했는데 그 때 아무말 없었는데 급성폐렴이라니...
의사 선생님이 너무 차가웠다. 너무 냉랭해서 없던 병도 더 생길 것 같은 분위기의 선생님이었다.
그런데 하나하나 꼼꼼하게 이야기한다. 약을 제일 독하게 줬으니 다른 이비인후과 다른 병원 여기저기 다닐 필요없다 그러지 마라 잘 먹이고 아이가 쳐지고 고열이 계속 되고 힘들어하면 그때는 다시 병원 와라. 그렇지 않으면 목요일날 다시 와라
라고 한다. 얼마나 독하겠어 라고 했는데 약국에서 약사가 그런다 이 선생님 약은 두번만 먹이면 돼요 라고...그 얘기는 약 효과가 12시간이 지속될 것이고 독하다는 얘기. 말 그대로이네..
일단 집에 와서 또한 구토를 하고 우여곡절 끝에 해열제 먹이고 죽 먹고 약까지 먹였다. 새벽 3시쯤 고열이 다시 되어 또 해열제를 먹이고 다시 잠이 들었다. 해열제는 특유의 과일맛이 나는데 약 속에 섞인 과일맛이 역하게 느껴지는 듯 하다. 참...
일단 먹었으니 잘 먹고 잘 견뎌주길...
그런데 분리했던 첫째와 막내가 밤새 기침을 했다. 폐렴이 옮는거라고 했는데 이미 전에 같이 생활했던 아이들이기에 같은 것이 아닐까 싶다. 여튼 오늘 다시 가서 진료 받으려 한다.
잘 견뎌주길...주님 도와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