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일기

아이가 건전지를 삼켰어요ㅠㅠ

박지니 2023. 1. 24. 17:08

오랜만에 블로그 하는 것 같아요 그동안 저는 엄청난 일들을 경험 했답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아들이 동전형 건전지를 삼킨거예요ㅠㅠ 그것도 주일 밤 9시에...일단 기도를 막은건 아니니 안심은 했고 응아로 나올 수 있나 라고 생각하며 검색을 해보니 아니랍니다ㅠㅠ 응급이라 얼른 가서 건전지를 빼야 한다고 하더라구요 그래서 얼른 준비해서 아이를 데리고 근처에 있는 성모 병원 응급실로 갔어요 거긴 소아 응급실도 있기에 당연히 금방 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하고 갔어요 그런데 도착해서 접수를 하려고 하니 거긴 소아 담당 주치의가 없어서 그리고 장비가 없어서 뺄 수가 없다고 하는 거예요ㅠㅠ
방법을 물으니 119에 전화를 해서 진료를 볼 수 있는 병원을 알려달라 해서 가라고 하는거...119에 문의를 해서 알려준 병원에 모두 전화를 했는데 3군데 모두 안된다고 그래서 더 알려 달라고 하니 모두 안된다고...장비가 없거나 담당 의사가 없거나 아에 응급실 전화를 받지 않거나 하는 상황이었어요 얼마전에 뉴스에서 봤는데 우리집 일이 될거라곤 상상도 못했던 거죠ㅠㅠ
https://youtu.be/aa0Kc7tU0PU

신랑이 다시 검색을 해서 신촌 세브란스에 연락을 했더니 다행이 거긴 의사도 있고 장비도 있고 이런걸 왜 묻니? 그냥 오면 되지 라는 식의 대답을 하더래요 눈도 많이 오고 사고도 엄청 많았던 이날 아이를 데리고 세브란스로 갔어요 일단 병원에 도착했으니 금방 빼고 오겠지 했어요 11시 46분 도착.
그런데 응급실 진료는 온 순서대로가 아니라 응급 순서대로 진료를 한다고 하는 거예요ㅜㅜ 우리 아이도 응급인데...받아주지 않았던 응급실 의사가 그랬거든요 건전지를 삼킨 경우 시간이 지체 되면 장기를 손상시키거나 천공이 생겨서 큰 수술을 하게 된다고 그러니 얼른 빼야 하니 병원에 가는게 맞는데 우리 병원은 담당의사가 없으니 오지 마세요 라고ㅠㅠ 그런데 우리 아이는 사지는 멀쩡하고 말도 하고 아무렇지 않게 비춰졌는지 엑스레이만 찍고 기다려 기다려 기다려 만 외치고 있는...휴...

코로나 검사 하고 또 기다려...

엑스레이 검사 결과 지금 소장에 있는 것 같다 응아를 하면 나올 수도 있으니 기다리자 또 기다려...그런데 응아로 안나오면 수술해야 하니 링거 꼽고 입원하실게요 라고 하는 ㅠㅠ 상황이 더 악화 되어 가고 있는...어쩌라는 거야

수술 해야 하는 상황이 올 수 있으니 또 대기 하라고...사실 저희 아이들 한번도 링거를 맞아본 적이 없어요ㅠㅠ 처음 링거를 맞는 것이고 대학병원 응급실도 처음 간거...아이도 남편도ㅠㅠ

코로나 검사 결과가 늦게 나와서 또 대기. 결국 새벽 6시나 되서야 입원실로 들어 갈 수 있었어요
응급실 대기실 쇼파에서 겨우 쪽잠을 잤다고...신랑은 밤새며 아이 지키고ㅠㅠ

간단히 빼고 올 줄 알았는데 병원도 장비도 의사도 없어서 이렇게 헤매이고 또 병원에 가도 계속 대기대기대기 만 하라고 해서 기다리다가 결국 수술 준비? 하는 상황처럼...마른 하늘에 날벼락인가?? 라는 생각이 들만큼 저도 신랑도 정신을 차릴 수 없었어요 갑작스런 일에 당황할 새도 없이 뭘 할 수도 없고 무력하게 있는 것이었어요 눈물만 나고 이게 무슨 일이지 어떻게 하라는 것이지 라는 생각만...
아침에 담당 의사가 바뀌고 다시 한번 엑스레이를 찍어 보자고 했어요 위치가 바뀌었을 수도 있으니...다시 찍은 결과 똑같다고 하더라구요 그런데 위치가 소장이 아닌 것 같기도 하고 애매하다고...그러니 위내시경을 한번 해보자고 했대요 만약에 내시경을 해서 있으면 꺼내고 아니면 수술 하자고ㅠㅠ
우리에겐 선택권이 없어요 이렇게 저렇게 한다 라고 하는...병원에서 내린 처방에 따르는 수 밖에요
또 대기 대기 대기...계속 대기만 하라고...제가 기다리던 신랑에게 언제까지 대기만 하냐고 그러다 진짜 아이 잘못되면 거기서 책임 지는 것도 아닌데 뭐라고 좀 하라고 했어요 큰병원 바쁜거 알죠 알지만 우리 아이도 응급인데 이미 12시간 이상 지난건데 오래 기다렸잖아요 거기까지 간 이유가 뭔데...
그래서 신랑이 가서 전원하면 서류다 주냐고 물었대요 그랬더니 대학병원끼리는 그렇게 하지 않는다고 하더래요 처음부터 검사 다시 해야 한다고...그럼 어떻게 하냐 계속 대기만 하라고 하고 아이 뱃속에 천공 정도는 생겨야 봐줄거냐고 했더니 그제서야 움직여주더래요ㅠㅠ 소아 담당 내시경 의사가 따로 있기에 검사 하려면 예약을 잡아야 하고 절차가 있다고 잠시만 기다려 달라고...그렇게 해서 예약 잡은 시간이 오후 1~2시경이었어요

그렇게 1시 조금 넘으니 검사 진행하자고...준비하고 내시경 검사 하러 들어갔는데 거기도 수술실처럼 분위기가 그랬다고 하더라구요ㅠㅠ 아이 혼자 드려 보내는데 신랑이 마음이 너무 힘들었다고ㅠㅠ 제발 내시경을 빼내면 좋겠다고 계속 기도하면서 있었어요 들어가기 전에 금방 나오면 건전지가 없어서 그냥 나오는 경우인 것이고 오래 걸리면 건전지 빼내느라 오래 걸리는 것이라고 의사가 그랬대요 동의서 사인하고 여러가지 설명 듣고 정말 마음이 너무 어려웠다고 정신도 없고...이런 와중에 검사 진행하는 담당 의사를 비롯한 7~8명의 의료진들과 장난하는 너란 아이. 진짜 때릴까?? 들어간지 5분 정도 됐을까요? 저한테 기도하자고 신랑이 그래서 방에 들어가 기도하면서 기다리고 있었거든요 신랑한테 연락이 왔어요 빼냈어 라고...눈물이 어찌나 나던지ㅠㅠ 연락이 금방 와서 저는 없다고 하는 줄 알고ㅠㅠ 신랑도 의사가 금방 나와서 이거 없구나 수술이구나 했대요 다행이 위 끝에 있어서 빼냈다고...

소장이 아닌 위에 있었던 거죠ㅠㅠ 응급실에서 빼내줬으면 더 좋지 않았을까?? 소장이 아닌 위였는데 잘 봐줬으면 더 좋지 않았을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진료내역 진단서 받아보니 소장의 이물질 제거 라고 쓰는건 뭐지?? 라는 수 많은 의문과 수 많은 답답함이 내 머릿속을 떠돌아 다녔지만 그래도 우리 아이가 수술하지 않고 무사히 건전지를 꺼낼 수 있었고 다시 검사를 했을 때 아무런 이상이 없었고 상처도 이후 징후도 없는 안전한 상태인 것에 감사하고 감사했어요 경험하지 않아도 되는 이런 상황을 맞닥들인 것에 대해 참 어렵고 힘들었지만 이번 일로 함부로 입에 무언가를 넣으면 안되는구나 라고 느꼈고 조심하자 라는 이야기를 조금은 귀담아 듣는 아이가 됐다는 것에 감사해요ㅠㅠ

2박3일을 입원하고 검사하고 험난한 병원 일상을 경험했네요 일주일 동안 어찌 시간이 지나간 것인지 모르겠어요 멘붕 멘붕...저는 없던 식도염도 다시 생겼는지 목에 무언가 걸린 느낌이 없어지질 않네요ㅠㅠ 아이 키우면서 별별 일들을 다 겪는다고 하지만 참 경험하고 싶지 않은 일이네요ㅠㅠ 이 글을 쓰면서도 힘들어요 ㅋ

혹시 라도 아이가 건전지를 삼켰을 경우 먼저 가까운 대학병원에 전화를 하세요 그래서 담당 의사가 있는지 장비가 있는지를 먼저 알아보고 움직이세요 대학병원이라도 의사도 없고 장비도 없는 곳이 수두룩 합니다. 그리고 수도권에 살고 있다 그러면 아산병원 서울대학 병원 신촌 세브란스 여긴 무조건 다 있어요 그러니 가까운 경우 여기로 가세요 다행이 저희 아이는 스스로 삼켰다고 이야기를 했고 명치 바로 위쪽을 가리키며 아프다고 했거든요 (식도로 넘어간 거죠.) 아이가 말하지 않고 그냥 뒀거나 하면 더 큰일이 생겼을 ㅠㅠ 이런 경우가 정말 많고 미국이나 우리나라에서도 사망하는 아이들이 있다고 해요 먼저는 건전리를 삼키는 일이 없어야겠지만 혹이라도 있을 경우 빠르게 대처해서 처치를 받을 수 있게 해야 하는 것이잖아요
그리고 저희 아이들도 다른 아이들도 병원에 의사가 없어서 진료를 못 받는 일이 없었으면 좋겠어요 저출산으로 아이들도 없는데 있는 아이들이라도 잘  챙겨줬으면 좋겠네요...
무튼 건강하시고 우리 어린 아이들 건강하고 지혜롭게 잘 자라길 바래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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